이번 책은 무척 650페이지 가량의 두께를 자랑하는 책이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읽는데 오려 걸렸던 책이다.
가끔 이런 책을 읽고 300페이지나 400페이지 정도의 책을 보게되면 만만하게 보이게 된다.
스트레스에 관련되서 풀이를 해주고 있지만 읽다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생기는 행동 패턴들이 나의 행동과 너무 똑같고 '나를 보고 책을 썼나?'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다른 책들 보다 더 유심히 한 글자 한 글자 곱씹으면서 읽게 되었다.
책은 크게 트라우마, 스트레스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인내의 창을 넓힐 수 있는 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올해 초에 마음챙김 책을 한권 읽었는데 그 책을 읽고 명상을 아주 가끔씩 했었는데 이 책은 명상을 그냥 하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있다 전하고 있으며 저자의 경험으로 바탕으로 각 상황별에 맞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설명해 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것은 트라우마에 대한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랑 너무 달랐다. 되짚어 보면 트라우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짚어 넘어 갔던 적이 없었다. 책에서 트라우마가 사회에서 용인될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하였다. 저자는 자신의 트라우마가 자기자신을 한계를 넘어서는 곳 까지 밀어붙여 성취를 넣는 것이었다. 이런 행동은 사회에서 용인되고 오히려 보상이 주워졌다.
내 자신도 이와 비슷했다. 나도 내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여지만 내가 원했던 성과 목표를 얻지 못한다. 그러면 스스로 자괴감과 자책감에 빠지고 이런것도 하지 못한다는 수치심에 빠지게 된다. 그러고 있다 다시 어느 순간이되면 또 스스로를 밀어 붙이게 된다.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책은 중간 중간 저자가 독자들에서 실행에 옮길 행동들을 지시하는 데 그것들을 실행하다보니 잊고 있었던 나의 행동들이 어디서 왔는지 조금씩 알아 갈 수 있었다.
나는 의지력이 약하다는 소리를 엄청 싫어했다. 왜 그럴가 생각을 하다가 도달한 곳은 어릴적 아버지의 말이었다. 아버지는 내가 어떤 일을 하지 않겠다라고 하면 '다 의지력문제라고 의지력이 그렇게 없어서 되겠냐' 는 식으로 말씀을 하셨다. 물론 나 잘되라고 하신 말씀이었지만 그 부분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한 번은 태권도를 다니던 초등학교 3학년인 내가 태권도 1품을 따고 그만 다니고 싶다고 했다. 어릴 때 다리를 강제로 찢는것이 너무 고통이었고 1품이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의지력이 문제라는 식의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 때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내가 원하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내가 했던 행동들에 대해서 자괴감과 내가 의지력이 없어서 그랬다는 수치심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지금까지 습관화 되었던 것같다. 결국 책에서 말하는 것 처럼 나는 좁은 인내의 창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모든 챕터가 전부 나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었다. 그래도 그중에 몇몇 챕터들은 꼭 기억하고 싶었던 챕터가 있다.
11장. 전사의 전통
2번 곱씹어 읽었던 부분이 챕터 11장이었다. 이 책을 같이 읽었던 누나가 11장의 몇몇 부분을 언급해주면서 그런 내용이 있었나? 싶어서 다시 자세히 읽었다. 지혜와 용기에 대해서 정의를 해주었다.
지혜는 우리가 원하거나 기대하는 대로가 아니라 현재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고 그 정보를 이용해 지금 순간에 가장 효과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또 용기는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이 상황이 달라지기를 바라지 않고 현재의 순간에 머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p341
전사들은 어느 특정한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대체 가능한 자질을 기르는 데 목표를 둔다. 전사들이 특정한 결과를 선호할 수는 있어도 그것이 최대 관건은 아니다. 전사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의 훈련을 체화하는 데 집중해야한다.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키케로의 말처럼 "한 사람의 궁극적 목표는 똑바로 쏘기 위해 자신의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여기서 "실제로 과녁을 맞히는 것"이 "선택될 수는 있어도 추구되지는 않는다." p345
나에게 지혜와 용기가 부족했다. 이 책을 바탕으로 나의 행동들을 들여다보면 나는 투쟁도피반응에서 선택을 많이 했던것같다. 있는 그대로를 직시하는게 아니고 지금 이 순간 투쟁하거나 도피하거나 둘중 하나 였다. 그리고 나중에 뒤돌아 보면 후회하기 일 쑤였다.
그리고 용기가 부족했다. 힘들 때 마다 나는 항상 이 상황이 달라지기를 바랬다. 만약 ~~ 했더라면 지금 달랐을까? 라는 말을 입버릇 처럼 달고 살았다. 지금 현재 내가 마주하고 있는 상황을 항상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정면돌파하려 하지 못했다.
그리고 특정한 결과에 항상 집착을 했다. 특정 시험을 보더라도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가 했던 행동들을 되짚어 보면서 그때 이렇게 하지 말았어야했는데 그 때 더 집중했어야했는데 후회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되짚어 보면 그 때 내가 했던 행동들은 모두 나의 생존뇌가 한계를 느끼고 실행을 옮겼던 행동들이었다.
15장. 한계와 저항을 능숙하게 다루기 : 거시적 수준의 주체성 1
자기 제한적 믿음은 우리가 깨닫는 것 보다 더 자주 걸림돌이 되고 위험을 감수하고 한계를 혹장하는 데 방해가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우선 자기 제한적 믿음을 의식적으로 자각하고 비판단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믿음의 내용이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 믿음이 과거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줬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내 애기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자기 제한적 믿음은 과거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됐고 적응적이었다. p474
'나는 결코 충준한 시간이 없어'라는 자기 제한적 믿음을 인식한다면 '내가 분명히 할 의도만 있다면 정말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은 충분해'라는 사실로 대체할 수 있다.
자기 제한적 믿음은 다양한 종류의 불충분하다는 느낌에서 기인한다. 본질적으로 사고 뇌 의제는 현실의 일부 측면에 만족하지 못해 완전하다고 느끼려면 뭔가를 추가하고 실행하고 소유해야 한다고 믿는다. 자기 제한적 믿음은 또 가면증후군, 수치심, 자기혐오를 부추긴다. p475
해당 문장 외에 p473에 사고 뇌 의제에 우리가 위험을 무릅쓰지 못하게 가로막는 자기제한적 믿음의 예시들이 나와 있는데 이를 참고 하면 더욱 좋다.
나는 해당 항목 중에
- 나는 충분한 시간이 없다.
- 제대로 할 수 없으면 애초에 시작할 가치도 없다
- 나는 너무 바쁘다.
- 내 일정을 관리하지 못한다.
이 4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자기제한적 믿음이 가장 강했던 것같다. 과거 어느 순간에 분명 해당항목들이 나를 보호해주는데 도움이 되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실하다. 오히려 인용한 문장 그대로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가끔 불러 일으킨다.
그래서 책에서는 한계를 의도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인내의 창을 넓히는 것과 같은 과정이라고 한다. 근육을 만들 때 휴식까지 운동이라는 말이 있다.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고 휴식까지 잘 갖춰줘야 우리 몸이 회복되면서 근육이 붙게 된다. 신체도 회복이 필요한데 정신 그에 상응하는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을 왜 잊고 지냈을까?
스트레스와 관련되서 정말 좋은 책이다. 단지 스트레스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고 이를 바탕으로 나 자신에 대해서 한번도 알게 되고 나의 행동들이 어디서 부터 출발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해야 변화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막연하게 명상이 좋다가 아닌 왜 좋은지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서평은 11장과 15장만 썻지만 책 전체가 다 중요한 내용이다 손길이 닿기 쉬운곳에 놔두고 지속적으로 꾸준히 생각 날때마다 한 챕터씩 읽고 인내의 창을 넓히려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긴다.
정말 좋은 책이고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로 힘들어 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분명 이 책은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읽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독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 미국의 민낯 - 신화의 종말 (0) | 2021.09.25 |
---|---|
[독서] 인류가 만약 사라진다면_사피엔스의 멸망 (0) | 2021.09.06 |
[독서] 생산성은 곧 자유다_초생산성 (0) | 2021.07.24 |
[독서] 효율적인 뇌 사용법-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2) | 2021.07.02 |
[독서] 사람을 고쳐 쓰게 될지도 모를 미래, 유전자 임팩트 (0) | 2021.06.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