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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영화를 처음 봤던 영화가 '모노노케 히메'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원령공주'라는 제목으로 달고 개봉했던것 같다. 당시 기억속의 영화는 나이가 어려서 인지 너무 징그럽고 해괴한 영화였다. 영화 초반의 멧돼지부터 사슴신이 목이 짤리는 장면까지 어린아이에게 꽤나 충격적인 영화였다.
그리고 나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보고 '토토로'는 TV에서 방영하는 것을 띄엄 띄엄 봤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 '전공의 성 라퓨타'봤으며, 그 외의 영화는 보지 않았다. 최근에 본 '라퓨타'를 빼고는 어릴 때봐서 그런지 영화에서 의미를 찾고 영화를 해석하고 그럴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애니메이션 영화로만 봤고 당시에는 내용이 이해가 안되고 '왜 이 애니메이션이 유명한거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리고 오히려 애니메이션 보다는 음악을 더 좋아했다. 특히 히사이시 조의 '인생의 회전 목마'를 엄청 좋아했으며 지금 지브리 음악은 책을 읽을 때 종종 틀어 놓는 편이었다.
2 ~3년 전 쯤 유튜브에 영화들을 해석하는 컨텐츠를 많이 봤었다. 지금은 저작권때문에 해당 컨텐츠 양들이 줄어 들었지만 당시에는 저작권 이슈가 적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많이 있었다. 그때 '토토로'의 해석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해석하는 동영상을 봤다. 지금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평생 이상한 해석을 그대로 받아드렸을것이다. 그때는 '토토로'는 실종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해석이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의 성매매에 문화를 모티브로 만들어 졌다는 해석이었다. 책에서도 해당 내용들이 언급 되긴 했지만 미야자키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해석이었다.
이번 책 '미야자키 월드'를 읽으면서 책의 핵심 부분은 앞부분 미야자키가 어떻게 유년 시절을 보냈는지가 핵심이라 생각이 든다. 미야자키의 성장 배경을 읽으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미야자키 작품들의( 비록 전부 보지 못했지만 본 작품들에 한해서 ) 퍼즐이 조금씩 맞춰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라퓨타'를 보면서 주요인물들은 여성으로 많이 등장하고 왜 항상 어린 아이들이 나올까? 라는 의구심이생겼었다. 이 두가지 측면의 의구심을 '미야자키 월드'를 통해 알게되었다.
1. 여성의 조력자
제일 최근에 봤던 '라퓨타'에서 여자주인공인 '시타'가 라퓨타의 공주이며 사건의 중심인물이다. 그리고 해적선장으로 '도라'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처음은 전형적인 악당처럼 나오나 싶었는데 나중에는 조력자의 역할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센'이 여자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유바바', '제니바'의 등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며, 도움을 받는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도 '소피'가 등장하며 하울을 지지해주고 전쟁을 끝내는 인물 또만 '설리만'으로 여성이다. '모노노케 히메'에서도 들개신과 함께 나오는 '산'도 여성이다.
미야자키의 작품에서는 여성 인물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사건의 중심에서 전개된다. 옛날에 미야자키 작품을 볼때는 이런 의구심이 들지 않았던 것같다. 최근에 '라퓨타'를 보면서 '어? 생각해보니 중요한 역할과 조력자들이 대부분 여성들이네 왜그렇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퍼즐을 맞췄다.
미야자키가 어릴 때 어머니가 결핵으로 8년 동안 누워지네면서 엄마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그리움을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투영시킨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불만(?)등으로 가부장적인 모습을 지우고 싶어했다는 것. 미야자키 영화들을 봤을 때 시대적 배경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작품이 나오던 시대들이 지금으로 부터 많게는 40년 전이었다는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 그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는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이야기지만 당시의 시대적 배경까지 생각하면 파격적인 이야기였다.
2. 어린아이
미야자키가 자신의 어머니를 간호하다보니 빨리 철이 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어머니가 죽지 않을까? 라는 불안의 연속이었을 것같다. 그래서 미야자키의 유년시절이 어린아이로 생활할 수 있었던 시기가 짧았고 이에 대한 동경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책에서는 그 당시의 트라우마를 회복하고 일어서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야자키는 어린아이 캐릭터가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롭고 기본적으로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믿었다. p178
그리고 어린아이는 도덕적이어야한다는 생각과 당시 일본의 물질만능주의, 탐욕, 버블시대 등등을 어른들과 대조되게 표현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는 것도 책에서는 설명해주고 있다. '라퓨타'에서도 마지막 성을 파괴 시킬 때도 권력을 가질려는 어른'무스타'와 대비되게 '시타'와 '파즈'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파괴 해버린다. 과연 다른 어른이었으면 한치의 망설임 없이 파괴했을까? 오히려 자기가 무시무시한 '라퓨타'를 이용하여 권력을 가지러 했지 않았을까? 탐욕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센의 부모님이 돼지가 되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인 센과 반대로 부모님은 식당에서 점점 돼지가 되어가면서 어른들의 탐욕을 절실하게 보여줬다.
어릴때는 미야자키 작품들을 해석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왜 저렇게 표현을 했을까라는 생각조차하지 않았다. 내용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많았고 모호한 부분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미야자키 월드'를 읽으면서 미야자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성장배경이 어떻게 되고 또 작품을 만들 때 당시 일본의 시대적 배경을 알게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떠한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바람이 분다'라는 작품을(해당 작품을 보지 않았다.) 소개하면서 2차대전 이전 일본의 비행기를 만드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일본이 전범국가라는 이야기 대신 비행기를 개발하는 주인공에만 초점을 맞춰져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면서 읽게 되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누구나 그랬을 거라 생각든다. 해당 이야기를 다루지 않을꺼면 애초에 시대배경을 2차대전 전으로 그리는 것조차 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마지막 인터뷰 내용을 보고 '바람이 분다'라는 영화를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이 분다>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야기해달라고만 답했다.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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