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김영하
읽고 싶은 책을 사기 위해 알라딘 중고서점으로 갔다. 매장을 들어서자마자 ‘오늘 방금 팔고 간 책’ 매대에 ‘여행의 이유’가 꽂혀 있는 것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당시 혼자 제주도 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 티켓을 예약한 상태였다. 나는 순간 제주도 여행 가서 읽을 책으로 알맞겠다고 생각하여 망설임도 없이 샀다.
여행하면서 읽을 책을 샀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제주도 여행 시작과 동시에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짬짬이 책을 들여다보며 김영하 작가가 생각하는 여행에 대해 내 생각과 비교하며 읽어 나갔다. 에세이라서 책을 읽기에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여행 도중 간편하고 쉽게 읽어 나갈 수 있어서 좋은 느낌을 받았던 책이다.
시작과 동시에 나의 여행에 고난이 시작되었는데 해당 글귀가 책 초반에 나오면서 나의 상황과 딱 맞아떨어져 짜증 나 있는 나에게 조언을 해주듯 쓰여 있다. 여행에서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어도 결국 나는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을 되짚어보았다.
여행하며 읽기에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평소에 여행을 자주 다니지 않았던 편이라 여행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돌이켜 보면 나 또한 친구들이랑 갔던 여행 가족들이랑 갔던 여행 등 사진을 가끔 본다. 그때의 상황과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기쁨과 행복을 느끼곤 했다. 이를 바탕으로 나도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고 또다시 누군가와 여행을 갈 준비를 한다
P23 : 인간은 언제나 자기능력보다 더 높이 희망하며, 희망했던 것 보다 못한 성취에도 어느정도는 만족하며, 그 어떤 결과에서도 결국 뭔가를 배우는 존재다 .
P51 :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이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P67 : 인생의 난제들이 포위하고 위협 할 때면 언제나 달아났다. 이제 우리는 칼과 창을 든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다른 적, 나의 의지와 기력을 소모시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대결한다. 때로는 내가 강하고, 때로는 적이 강하다. 적의 세력이 나를 압도할 때는
이길 방법이 없다. 그럴 때는 삼십육계의 마지막계책을 써야한다.
P81 : 생각과 경험의 관계는 산책을 하는 개와 주인의 관계와 비슷하다. 생각을 따라 경험하기도 하고, 경험이 생각을 끌어내기도 한다. 현재의 경험이 미래의 생각으로 정리되고, 그 생각의 결과로 다시 움직이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은 현재 안에 머물게 된다. 보통의 인간들 역시 현재를 살아가지만 머릿속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후회와 불안으로 가득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지난 밤에 하지 말았어야 할 말부터 떠오르고, 밤이 되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뒤척이게 된다. 후회할 일은 만들지를 말아야하고, 불안한 미래는 피하는 게 상책이니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미적거리게 된다.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는다.
P147 : 나중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갚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대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게 여행이다.
P168 :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고 묻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느냐가 성숙한 여해의 관건이다.
P179: 여행지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아닌자’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P183: 허영과 자만은 여행자의 적이다.
P206 : 우리는 이 안전하고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고 싶어한다. 거기서 우리 몸은 세상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고 경험들은 연결되고 통합되며, 우리의 정신은 한껏, 고양된다. 그렇게 고양된 정신으로 다시 어지러운 일상으로 복귀한다. 아니, 일상을 여행할 힘을 얻게 된다. 라고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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